Yonhokyung
Solo Exhibition
7.04 OPEN
Prologue
그릇에 메시지를 담기 시작한 것은 나에게 하는 사소한 잔소리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I have no idea’로 시작하였는데 밥 먹을 때조차 해결도 못할 일들을 고민하는 내가 못마땅해서 자주 눈에 띄도록 그릇에 박제시켜버린 것이다. ‘크크크’도 흐름을 같이 한다. 다만 한글을 사용하고 싶었던 점과 인터넷 활동과 같은 일상의 취미가 만나 ‘크크크’를 그림으로 쓰게 된 것이다.
사실 그 당시 나도 모르게 인상을 쓰는 습관이 있었는데 ‘크크크’를 보면 표정을 인지하게 되고 바로 웃기는 좀 그렇지만 빨리 풀게 되더라. ㅋㅋ 이러한 순기능을 해치지 않기 위해 기분이 좋은 상태로 그린다.
처음 그리기 시작할 때에는 한글이라는 것이 작업에 입히기 낯설고 꽤 부담스러웠다. 모두가 쓰는 한글이고 자기만의 글씨체가 전부 있을 텐데 사방이 심사위원 같다고 해야 하나. 글씨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이유로 폰트를 다듬는 것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마도 계속 :)
이번 전시는 한글을 주로 쓰려고 한다. 도자기 형태와 어울리는 글귀. 글귀와 어울리는 글씨체. 글씨체와 어울리는 색감. 이것이 내가 할 작업이라고 생각해왔다. 문장을 군더더기 없이 다듬고 잘생긴 단어를 찾는 것 또한 나에게는 작업의 연속이다. 식탁 위에서 음식과 더불어 이야기를 만들고 즐겁게 사용될 그릇이 되기를 바란다.